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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물 리뷰 (청춘, 공감, 웃음)

by 동실_one 2025. 6. 12.

영화 스물 스틸컷

 

2015년 개봉한 영화 ‘스물’은 한국 청춘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며, 웃음과 공감, 감동을 모두 담아낸 수작으로 평가받습니다.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 세 배우의 생동감 있는 연기와 현실감 넘치는 연출로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고,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자되는 작품입니다. 이 글에서는 ‘청춘’, ‘공감’, ‘웃음’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영화 스물의 메시지와 매력을 보다 깊이 있게 분석해보려 합니다.

청춘이란 이름의 혼란, 그 찬란함

영화 ‘스물’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세 친구가 20살이 되며 겪게 되는 변화와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각기 다른 개성과 환경을 가진 인물들이 펼쳐내는 스토리는 단순한 청춘 드라마를 넘어, 성인이라는 사회적 타이틀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초기 성인기’의 혼란과 기대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김우빈이 연기한 ‘치호’는 자유롭고 방탕한 삶을 즐기는 인물입니다. 대기업 집안의 아들로 경제적 여유는 있지만 책임감이 부족하고, 연애조차 진지하지 못한 유흥 중심의 인생을 살고 있죠. 하지만 그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청춘이 가진 무모함과 자유로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반면 강하늘의 ‘경재’는 성실하고 학구열이 높지만, 지나치게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태도로 인해 종종 삶의 유연함을 잃고 좌절하게 됩니다. 그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자신이 추구하던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이 과연 옳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되죠.

이준호의 ‘동우’는 세 친구 중 가장 현실적인 청춘의 상징입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가장 역할을 떠맡고, 여러 알바를 전전하며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꿈보다 생계가 우선인 동우의 삶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해야만 하는 오늘날 청년들의 고민을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이처럼 ‘스물’은 세 명의 주인공을 통해 다양한 청춘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각기 다른 배경과 가치관을 가진 인물들이 부딪히고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20대를 떠올리게 만들고, “나는 누구였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공감, 누구나 지나온 혹은 지나갈 시기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강하게 남는 이유는 ‘공감’이라는 감정 코드가 매우 세밀하게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청춘이라는 단어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관객 개개인이 겪었거나 현재 겪고 있을 상황과 감정을 매우 현실적으로 묘사합니다.

영화 속 에피소드는 실제로 많은 20대들이 경험했거나 목격한 일상과 닮아있습니다. 예컨대, ‘경재’가 준비한 공기업 면접에서 말실수를 하고 좌절하는 장면은 수많은 취준생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줍니다. 동우가 편의점, 주점, 배달까지 온갖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은, 지금 이 시대 청춘의 생존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치호’의 자유로운 연애와 그 안에서의 허무함은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지만 결국 내면의 공허함을 마주하게 되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연애는 있지만 진정한 관계는 없고, 친구는 있지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문, 요즘 세대 청춘의 외로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이러한 서사는 단순히 캐릭터가 극적인 사건을 겪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단면을 반영하여 관객이 주인공에게 자연스럽게 자신을 투영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10대가 지나고 처음 사회에 던져진 청춘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부딪히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지에 대한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어느 순간 자신도 그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웃음으로 풀어낸 현실의 씁쓸함

‘스물’은 분명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웃음은 결코 가볍거나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의 무게를 조금 더 부드럽게 감싸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며, 그 안에 숨어 있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감독 이병헌은 특유의 위트 있는 대사와 과장되지 않은 유머를 통해 청춘의 여러 감정들을 효과적으로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치호의 일방적인 연애 방식에서 벌어지는 해프닝, 경재가 진지하게 면접 준비를 하다 엉뚱한 방식으로 실패하는 장면 등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도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 담긴 현실의 벽을 마주하게 합니다.

특히 세 주인공의 대사와 일상의 풍경은 우리가 실제로 경험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며, 단순히 재미만 있는 영화가 아닌 ‘웃으며 공감하는 영화’로 기능합니다.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뻔하지만, 그 모든 요소가 결국에는 청춘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완성됩니다. 이러한 연출은 청춘의 고통마저도 감싸 안으며, “그래도 지나고 보면 웃을 수 있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단순한 웃음이 아닌 치유의 웃음, 공감의 웃음이기 때문에 이 영화는 더 깊은 여운을 남기게 되는 것이죠.

 

2015년이라는 과거에 만들어진 영화지만, ‘스물’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불완전한 청춘, 끝없는 고민, 관계 속의 갈등과 회복, 그리고 웃음과 눈물은 세대를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지금의 청춘을 이해할 수 있고, 지나온 청춘을 되돌아볼 수 있으며, 다가올 청춘에게 조언을 건넬 수도 있습니다. 청춘은 언제나 어설프고, 때론 눈부시며, 무엇보다 지나고 보면 가장 찬란했던 시절임을 일깨워주는 영화 ‘스물’. 다시 한번 이 영화를 통해 당신의 스물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